시편 35편: 배신 당한 이의 기도

해설:

시편 34편에서 다윗은 죽음의 문턱에서 자신을 구원해 주신 하나님을 찬양했는데, 이 시편에서 그는 자신을 괴롭게 하는 자들을 징계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지금 다윗을 고통스럽게 하는 사람들은 과거에 다윗으로부터 은혜를 입었던 사람들입니다. 그들이 병들었을 때 다윗은 굵은 베옷을 걸치고 금식하며 기도했습니다(13절). 그들의 아픔을 함께 아파하고 애도했습니다(14절). 그런데 다윗이 환난을 당하자 그들은 모여서 기뻐 떠들고 조롱하고 비웃었습니다(15-16절). 

이런 상황에서 다윗은 자신을 대신하여 하나님께서 싸워 달라고 호소합니다(1절). 자신을 해치려는 자들에게서 자신을 구해 주시고 그들이 멸망하여 수치를 당하게 해 달라고 기도합니다(2-8절). 주님은 “약한 사람을 강한 자에게서 건지시며 가난한 사람과 억압받는 사람을 약탈하는 자에게서 건지시는”(10절) 분임을 알기 때문에 다윗은 이렇게 기도합니다. 그는 “이것은 나의 뼈 속에서 나오는 고백입니다”(10절)라고 말합니다. 뼈속에까지 스며드는 절절한 고통 중에서 하나님의 구원을 경험 했다는 뜻입니다. 

다윗은 그들이 얼마나 배은망덕한 사람들인지를 묘사한 후(11-16절), 속히 그들을 징계해 달라고 호소합니다. 그는, 자신이 그 고통 속에서 영영 망하게 되면 그들이 기뻐하며 즐거워할 모습을 상상합니다(19절). 하나님을 두려워할 줄 모르며 거룩하게 살아가려는 사람들을 거침없이 모욕하는 그들이 기고만장하는 모습을 상상하니 치가 떨립니다. 하나님께서 그 모습을 보지 못하셨을 리가 없습니다. 그래서 다윗은 “주님, 주님께서 친히 보셨으니, 가만히 계시지 마십시오”(22절)라고 호소합니다. 그들이 기고만장하는 일이 없게 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이렇게 기도한 후에 다윗은 하나님이 응답해 주실 것을 믿음으로 내다 봅니다. 상황으로 본다면 달라진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만,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한 후에 그의 믿음이 회복된 것입니다. 26절부터 28절까지의 기도는 믿음이 회복된 후에 드린 고백이며 찬양입니다. 자신의 불행을 보고 기뻐하는 사람들은 결국 수치를 당할 것이 분명합니다(26절). 반면, 하나님께 피하고 의지한 사람들은 기뻐하게 될 것입니다(27절). 마지막으로 다윗은 구원의 체험을 가지고 “주님의 의를 선포”하고 “온종일 주님을 찬양”(28절)하겠다고 결단합니다. 

묵상: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에게 당한 아픔은 견디기에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믿었던 사람의 배신은 견디기 어렵습니다. 어려울 때 은혜를 베풀어 주었던 사람이 그 은혜를 망각하고 배신으로 갚을 때면 참을 수가 없습니다. 인간의 심성이 죄에 물들어 있기에 다른 사람의 기쁨을 시기하고 다른 사람의 아픔을 고소해 하는 못된 경향이 있습니다. 다윗은 지금 그런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헤어나기 힘든 깊은 어려움에 처하자 과거에 그에게 도움을 받았던 사람들이 고소해 하며 그 환난 속에서 망하기를 기대합니다. 그로 인해 다윗의 마음은 금새라도 터질 것 같았습니다. 오죽하면 “오, 내 기도가 응답되지 않았더라면 더 좋았을텐데!”(13절)라고 말하겠습니까? 과거에 그들이 어려움을 당할 때 기도해 준 것을 후회할 정도로 그들의 배신은 다윗에게 큰 아픔을 주었습니다. 

이럴 때가 기도해야 할 때입니다. 분노와 앙심이 커질수록 인간은 더 큰 악으로 기울어질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손으로 복수 하고 싶은 마음을 접어 놓고 하나님 앞에 나아가 마음을 쏟아 놓아야 합니다. 이럴 때는 바른 말, 좋은 말, 고운 말만 골라 기도하지 못합니다. 있는 그대로 마음을 쏟아 놓아야 합니다. 다윗은 그런 기도를 드릴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입에 담기 어려운 저주의 기도까지 쏟아 놓았습니다. 그렇게 감정에 정직하게 기도할 때 우리는 비로소 분노와 앙심에서 풀려날 수 있고 하나님의 주권에 모든 것을 맡길 수 있습니다. 내가 내 힘으로 응징하려 하면 필경 후회할 일이 생깁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바로 잡으실 때는 모두에게 은혜가 넘칩니다. 

이 아침, 하나님의 임재 앞에 내 마음을 엽니다. 그리고 내 마음 안에 있는 모든 부정적인 감정들을 하나님 앞에 내어 놓습니다. 주님께서, 주님의 방법으로, 주님의 시간에 행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아멘.

5 responses to “시편 35편: 배신 당한 이의 기도”

  1. 마치 세상이 멈춘 것 같이 고요한 아침입니다, 내 안에 있는 잘못된 정서들을 주님앞에 내 놓고 말끔히 씻어주실 것을 기도합니다, 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 서서히 농축되어온 부정적인 감정들을 주님앞에 내어 놓습니다, 주님의 자비와 사랑으로 품어주시옵소서.
    온종일 주님을 찬양하며 주님만을 경배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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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주님! 오늘 하루를 허락하신 하나님 감사 합니다. 세상의 모든 거센 세파 속에서도 주님의 백성을 도우시고 보호 하심을 감사 합니다. 어렵고 힘든 시간이 다가오면 하나님 앞에서 눈물로 호소 할 수 있도록 도와 주시고 어려움을 준 자들과 직접 싸우는 어리석은 자가 되지 않도록 성령님께서 늘 인도 하여 주십시오.
    ” 하나님의 은혜로 살아가는 나는 기쁘다 기쁘다. 항상 기쁘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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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Taekhwan TK Lee Avatar
    Taekhwan TK Lee

    다윗이 호소하며 드린 저주의 기도이지만, 그 기도 후에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상황은 변한 것이 없으나, 기도 후에 믿음의 눈으로 그 상황을 보며, 하나님께서 이미 행하실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 상황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일지 아닐지는 모르지만, 하나님께서 바로 잡으실 때를 기다리는 듯합니다. 이런 믿음의 기도가 내 삶에도 있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불의와 불공정, 그리고 억울함과 실망감의 공존 사이에 하나님의 진리와 일하심이 있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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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사람을 힘들게 만드는 감정으로 대표적인 것이 시기심과 배신감입니다. 시기심은 내가 남을 행해 품는 독입니다. 배신감은 남이 나에게 건넨 독입니다. 이 두 감정은 나와 타인 사이의 관계에서 일어납니다. 독자적으로 나 혼자 만들어내는 감정이 아닙니다. 데면데면한 사이라면 일어나지 않는 감정이라 더 진하고 위험한건지도 모릅니다. 살면서 누구를 부러워하거나 시기한 적이 있습니다. 누구를 질투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잠깐 그랬다가 저절로 사그라든 것 같습니다. 배신감도 느껴 봤습니다. ‘그래, 잘 먹고 잘 살아라!’ 속으로 외치는 걸로 끝났습니다. 말 그대로 잘 살라는 복을 빌어준 것이 아니라 ‘내 눈에 눈물 나게 하고 지는 얼마나 잘 사는지 보자’는 심정을 반어법으로 한겁니다. 이렇게 쓰린 마음이 되었을 때 하나님께 기도할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요. 친정이 있고 없고의 차이와 같습니다. 다윗은 하나님께 내 편이 되어달라고 기도합니다. 막연한 공의나 일반적인 선행을 베풀어 주십사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에게 개인적으로 아픔을 주고 모략을 꾀하는 인간들을 벌 주시라고 기도합니다. 자기를 변호해 달라고, 선을 악으로 갚는 못된 인간들에게서 구해달라고 간구합니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인간의 복잡다단한 감정을 이해하는 분이십니다. 엉킬대로 엉킨 감정을 주체할 수 없을 때 주님 앞에 앉아 ‘어디서부터 어떻게 꼬였는지 모르겠습니다. 너무 힘들어요…’ 말하면 어둠과 침묵의 공간에 빛이 들어옵니다. 성탄절기에 이사야 9:6 절을 노래하며 wonderful counselor 라고 외칠 때 주님 앞에 쏟아놓은 인생상담의 기도들이 생각납니다. 다윗이 찬양한 하나님을 나도 찬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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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세상이 성도들과 교회를 비난하고 멸시하는 시대입니다, 이처럼
    어려운 날에도 주님께 향한 기도가 정직하게 마음을 온전히 들어내지
    못하고 허울좋고 내용이 없는 기도로 허송 세월을 보냈습니다. 지금
    부터라도 온마음을 털어놓고 주님과 대화하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이웃과 더불어 온종일 주님께 찬양하는 오늘이 되도록 도와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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