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이 시편의 표제는 사무엘상 23장의 이야기를 펼치게 만듭니다. 사울 왕의 추적을 피해 도피하던 다윗이 십 광야로 피신 했을 때 그곳 사람 몇이 사울을 찾아가 그 사실을 알립니다. 십 사람들은 다윗과 아무런 원한이 없었습니다. 사울 왕에게 잘 보이려는 욕심 때문에 죄 없는 다윗을 밀고한 것입니다. 이 시편은 이처럼 이유 없이 사람들로부터 어려움을 당할 때 드릴만한 기도입니다.
다윗은 먼저 하나님께 구원을 호소합니다(1-3절). 그는 “무법자들”과 “폭력배들”에게 쫓기고 있습니다. 십 사람들이 그를 사울에게 고발한 이유는 다윗을 미워해서가 아니라 사울에게 잘 보이려는 욕심 때문이었습니다. 그 사람들에 대해 다윗은 “하나님을 안중에도 두지 않는 자들”(3절)이라고 표현합니다. 개역개정에는 “하나님을 자기 앞에 두지 않는 자들”이라고 번역했습니다. 불신앙은 곧 불의한 행동으로 이어지게 마련입니다.
4절부터 다윗은 전혀 다른 기도를 올립니다. 다윗은 하나님께서 자신을 필경 도와주실 것이며 자신의 원수들을 징계해 주실 것이라는 확신을 고백 합니다(4-5절). 그렇기에 자신은 하나님께 “즐거운 마음으로”(6절) 제사를 드리며 감사를 드리겠다고 말합니다. 개역개정에는 ‘낙헌제’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화목제와 유사한 것으로서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여 드리는 자원 제사입니다. 과거에 주님께서 자신을 모든 재난에서 건져 주셨기 때문에(7절) 이번에도 그러실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묵상:
1-3절까지에서 하나님께 구원을 호소하던 다윗이 4절부터 전혀 다른 정서로 기도 합니다. 이렇게 기도의 정서가 바뀐 데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일 것입니다.
첫째, 하나님께 구원을 호소하는 기도를 통해 믿음을 회복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1-3절의 기도는 다윗이 오랜 시간 동안 드린 기도의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이러한 내용의 기도를 몇 시간 동안 혹은 며칠 동안 기도 했을 것입니다. 시편의 기도가 대부분 그렇습니다. 앉은 자리에서 한 번에 써 내려간 기도가 아니라 한 사람의 삶의 자리에서 오래도록 드려졌던 기도가 나중에 한 편의 기도문으로 정리된 것입니다.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그리고 절절히 기도한 끝에 다윗은 자신을 에워싼 위험에서 눈을 떼어 하나님을 바라보게 된 것이며, 그로써 하나님께서 결국 모든 것을 바로 잡을 것이라는 믿음을 회복한 것입니다.
둘째, 하나님께서 과거에 자신에게 하셨던 일을 기억했기 때문입니다. 7절에 고백하고 있는 것처럼, 그는 과거의 삶의 여정에서 하나님께서 살아계시다는 사실을 여러 번 경험했습니다. 지금 당한 위험보다 더 큰 위험에서도 구원해 주셨습니다. 그것을 기억하자 그의 믿음이 회복되었습니다. 과거에 지키시고 인도하신 하나님께서 이번에도 그렇게 하실 것을 믿게 된 것입니다.
지금 고난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은 하나님에게서 버림 받았다는 뜻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외면하셨다는 뜻도 아닙니다. 지금 우리로서는 알 수 없는 이유로 하나님은 우리가 고난 받는 것을 허락하신 것입니다. 하지만 그분은 당신을 믿고 의지하는 사람을 위해 그 고난을 통해 새로운 일을 빚어 내실 것입니다. 그것이 믿어지면 환난과 고난 중에서도 기뻐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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