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시지요? 저는 월요일부터 오늘까지 기도원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기도와 묵상 중에 저의 삶을 돌아보는데, 주님의 높은 부르심에 비해 제가 너무 부족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쓴 글입니다. 영적 길벗들에게도 나눕니다.
어떤 회개
주님, 제가 너무
제 정신으로 살아 왔습니다.
생각 없는 사람처럼
계획 없는 사람처럼
주님께 정신줄 풀어놓고
이끄시는 대로 살았더라면
더 좋았겠습니다.
주님, 제가 너무
정상적으로 살아왔습니다.
깔끔하게, 정연하게,
쌈빡하게, 빈틈없이
살려 힘썼습니다.
시간 속에서 영원을 본 것이 맞다면
땅에서 하늘을 품고 산다는 말이 비유가 아니라면
때로 비정상으로 보이고
질서 없이, 정신 없이,
대책없이, 헐렁하게 사는 것처럼 보여야 하는데
저는 반듯하게 살려고 버둥거렸습니다.
주님, 저는 너무 안전하게 살아왔습니다.
적당한 지점에 금을 긋고
그 안에서 맴돌았습니다.
그것을 희생이라고,
그것을 헌신이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저는 아무 것도 잃고 싶지 않았던 겁니다.
육십 년도 넘는 세월 동안
입만 열면 “주님, 주님” 하며 살았는데,
주님 뜻에 나를 꺽기 위해
무진 애쓰며 산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저를 속이고 주님을 속이고 있었습니다.
이제 알겠습니다.
저의 고백은 거짓입니다.
저의 믿음은 껍데기입니다.
저의 헌신은 반쪽입니다.
그러니
저는 가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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