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58편: 모든 매듭을 푸시는 하나님

해설:

이 시편은 대표적인 ‘저주시편’입니다. “통치자들”(1절)은 “힘 있는 자들” 혹은 “권세 있는 자들”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자신들에게 주어진 힘을 정의를 위해 공정하게 사용해야 하는데, 그들은 마음으로는 불의를 꾸미고 손으로는 폭력을 일삼고 있습니다(2절). 그들은 마치 모태로부터 죄에 물든 사람들처럼 생각하는 것마다 죄요 행하는 것마다 악입니다(3-4절). 속속들이 악으로 오염되어 있습니다. 그들이 행하는 거침 없는 악행으로 인해 선하고 의롭게 사는 사람들은 억울하고 무고한 희생을 견뎌야 합니다. 그럼에도 그들의 악행을 제재할 사람이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다윗은 하나님께 구합니다. 다윗은 그들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을 호소 하면서 악담과 저주로써 분노를 쏟아 놓습니다(6-9절). 평상심으로 이 기도를 읽으면 ‘어떻게 하나님 앞에서 이런 말을 입에 담을 수 있나?’ 싶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힘으로는 도무지 맞설 수 없는 거대한 악을 만나 그로 인해 억울한 고난을 당해 본 사람이라면 이 기도를 읽으면서 공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간의 감정으로 볼 때 그렇게 저주를 퍼붓고 싶을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멀게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고난을 당하던 사람들이라면 이런 기도를 드렸을 법합니다. 가까이는 지독하게 악의적인 사람을 만나 그로 인해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어려움을 당할 때면 이런 기도를 드릴 법합니다. 

다윗이 이렇게 저주를 쏟아내며 기도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죄악의 원리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하나님을 의지하며 선하고 거룩하고 의롭게 살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 때문입니다. 그들이 의롭게 살면서 모든 희생을 감수하는 이유는 하나님께서 살아 계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 믿음이 헛되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 달라는 것입니다. “악인의 피로 그 발을 씻게 해주십시오”(10절)라는 기도는 충격적으로 들립니다. 그만큼 그들의 악이 심하고 다윗이 경험한 고통이 크다는 뜻입니다. 그렇게 될 때, 사람들은 “과연, 의인이 열매를 맺는구나! 과연, 이 땅을 심판하시는 하나님은 살아 계시는구나!”(11절) 하고 안심하게 될 것입니다. 

묵상:

가장 좋은 기도는 우리의 정서에 정직한 기도입니다. 내면에 미움과 분노가 들끓고 있는데 그렇지 않은 것처럼 가장하는 것은 하나님 앞에서 통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우리의 내면 깊은 곳까지 보시는 분입니다. 그러므로 의심과 회의가 있을 때도, 분노와 앙심이 들끓을 때도, 마음을 열고 있는 그대로 하나님 앞에 내어 놓아야 합니다. 그렇게 마음을 쏟아 놓을 때 의심과 회의는 녹아지고 분노와 앙심은 잦아 듭니다. 그리고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길 수 있는 믿음을 얻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우리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히지 않고 하나님께서 바로 잡아 주시는 것을 보게 됩니다.

내 손으로 앙갚음을 하는 것은 잠시 만족을 줄지 모르나 두고두고 아픔이 됩니다. 또한 그것은 더 큰 악행을 불러 옵니다. 내 손을 매듭을 풀려 하다 보면 더 단단하고 더 많은 매듭을 만들어 내게 됩니다. 반면 하나님께서 바로 잡으시는 것을 볼 때면 마음 깊은 감사와 안식을 얻습니다. 그래서 바울 사도는 이렇게 권고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여러분은 스스로 원수를 갚지 말고, 그 일은 하나님의 진노하심에 맡기십시오. 성경에도 기록하기를 ‘원수 갚는 것은 내가 할 일이니, 내가 갚겠다고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하였습니다. ‘네 원수가 주리거든 먹을 것을 주고, 그가 목말라 하거든 마실 것을 주어라. 그렇게 하는 것은, 네가 그의 머리 위에다가 숯불을 쌓는 셈이 될 것이다’ 하였습니다. 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십시오”(롬 12:19-21). 

하나님의 손만이 모든 매듭진 것을 풀어내십니다. 우리는 묵묵히 견디고 인내하며 하나님께서 바로 잡으시기를 기다리면 됩니다. 할 수 있다면, 나를 괴롭게 하는 이들을 위해 축복의 기도를 드리며 기다립니다.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을 사랑하도록 힘쓰며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는 것은 힘겨운 일이지만, 그것만이 진정한 해결책입니다. 

5 responses to “시편 58편: 모든 매듭을 푸시는 하나님”

  1. 주님 떠나온 모국, 지금 살고있는 미국 그리고 온세상에 있는 통치자
    들이 하나님을 경외 하며 정의를 말하고 공평한 재판을 하도록 간구
    합니다.대부분의 권세자 들이 불의를 꾸미고 폭력을 일삼고 있습니다.
    모국의 대선에서 열매 맺는 의인을 선출 하기를 원합니다. 사랑과 신실
    하신 주님을 의지하고 이웃과함께 살아계신 임마누엘 하나님을 세상
    에 알리며 찬양하는 오늘이 되도록 도와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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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네 원수가 주리거든 먹을 것을 주고, 그가 목말라 하거든 마실 것을 주어라. 그렇게 하는 것은, 네가 그의 머리 위에다가 숯불을 쌓는 셈이 될 것이다’ 하였습니다. 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십시오” 예수님의 자비와 사랑을 통해 악과 불의가 해결되기를 기도합니다, 또 내 안에 있는 악과 불의도 예수님 앞에 내 놓고 기도하오니 주님의 사랑으로 다스려 주기를 기도합니다.
    눈에 눈, 이에 이같은 율법을 넘어 악을 사랑으로 덥는 미덕으로 이끌어 주실 것을 간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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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내 당대에는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이 말을 기도할 때 잊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기도할 때마다 ‘꼭 이루어주세요,’ ‘응답해 주실 줄로 믿습니다’ 라고 하는 것은 마치 나 자신에게 확인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자신에게 주문 (spell) 을 거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때에 당신의 방법으로 ‘알고 구하는 것, 미처 구하지 못한 것들 까지도 다’ 이루어주실 줄로 믿는다고도 합니다. 주님의 권능을 믿지 못하여 자꾸 구하고 또 구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잊으실까봐 리마인드 하는 차원에서, 제 청원은 이것이라고 알리느라 재차 삼차 기도하는 것도 아닌데, 머리로는 알면서 실제로는 이렇게 반복해 기도할 때가 많습니다. 목사님이 ‘청원 기도’에 관해 쓰신 글이 있습니다. “기쁨의 언덕” 2021년 10월호에 실렸는데 요새도 한번씩 찾아 읽으며 기도의 습관을 점검합니다. 그 글은 우리가 기도할 때 명심해야 할 것을 담고 있는데 “하나님의 행동을 주문하지 말고 그분께 맡기라”는 권고가 첫번째입니다. 목사님의 이 글은 헝클어진 내 마음을 정리할 때 도움을 줍니다. 답답해서 급한 마음으로 여러 말을 늘어놓는 기도를 할 때가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 기도도 달라져야 하는데 일방적으로 주세요 주세요 반복하는 기도를 경계하고 싶을 때 그 글을 찾아 읽으며 생각합니다. ‘구체적으로 기도하라’는 말을 여러번 들었습니다. 어디서 나온 기도의 방법인지 모르지만 널리 알려진 말입니다. 이 권고 때문에 은연 중에 하나님 이렇게 이렇게 해 주세요하는 주문을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도 해봅니다. 오늘 시편은 구체적인 주문, 어떻게 어떻게 해 주세요라는 instruction 을 담고 있습니다. 저주의 내용이 적나라합니다. 좋은 기도의 예로써 꼽을만한 시편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주님 앞에 엎드릴 때 우리도 이런 심정이 되기도 한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세상의 모든 매듭을 하나님께서 풀어 주신다는 것을 믿습니다. 내 마음에 맺힌 것, 나와 타인 사이에 복잡하게 얽혀있는 매듭들을 주님께서 풀어 주실 것을 믿기 때문에 우리는 살아갈 수 있습니다. 주님의 시간은 지금과 영원 사이를 흐릅니다. 나에겐 ‘지금’ 이루어져야 할 것 같지만 주님의 시간 속에선 지금이 아닐 수 있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주님이 더 잘 아시기 때문입니다. 주님께 맡겼으니 더 이상 집착하지 않겠습니다. 내 당대에는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주님이 정하신 때에 이루어 주실 줄로 믿습니다…이렇게 기도하기를 원합니다. 기도를 바꾸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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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오늘도 겸손히 하나님을 의지하며 정직한 기도를 드리기를 기도합니다. 살아계신 하나님께서 모든 매듭을 풀어내신다는 말은 결코 환상에 젖은 허망된 믿음이 아닙니다. Activie waiting 이라는 단어를 생각해봅니다. 기다리는 것은 수동적인 동작이지만 Activie 하게 기다리는 것은 지금의 현재에 충실하며 변화하며 확실히 다가오는 미래를 준비하는 것입니다. 마치 아기를 가지고 있는 부모님들이 아기의 방과 아기의 옷들을 준비하며 기다리듯이… 하나님의 때를 Activie하게 오늘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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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하나님은 하나님은 지금 이 순간에도 불꽃 같은 눈으로 행여나 불의 한 언행으로 하나님의 뜻을 거슬리는지 나를 항상 지켜보시고 계심을 믿습니다. 따라서 말씀대로 살기를 힘쓰며 그렇게 살기를 간구할때 어떤 고난과 어려움이 다가 올지라도 하나님은 막아주시고 견딜 수 있는 힘도 주실 것을 믿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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