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일 주일 동안 지속된 초막절 중간 즈음에 이르자 잠행을 하시던 예수께서 성전 뜰에서 사람들을 모아 놓고 말씀을 가르치십니다(14절). 그분의 말씀을 듣고 있던 유대인들은 그분의 지혜에 놀랍니다. 그들은 예수님이 정식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는 것을 생각하며 의문에 빠집니다(15절). 예수님은 당신의 가르침이 당신 안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에게서 나온 것이라고 답하십니다(16-17절). 당신은 당신 자신의 영광이 아니라 당신을 보내신 하나님의 영광을 구할 뿐이며, 그렇기에 자신 안에는 불의가 없다고 말씀하십니다(18절).
그런 다음 예수님은 유대인들에게 물으십니다. 안식일에 38년 된 병자를 고친 것(5:1-9)이 모세의 율법을 어긴 것이라고 생각하여 그들은 예수님을 의심하고 박해했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에게 “모세가 너희에게 율법을 주지 않았느냐? 그런데 너희 가운데 그 율법을 지키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19절)고 도전하십니다. 그들 자신도 율법을 지키지 않으면서 율법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예수님을 죽이려 하고 있으니, 말이 되느냐는 질문입니다. 그러자 그 대화를 듣고 있던 군중이 “당신은 귀신이 들렸소. 누가 당신을 죽이려 한다는 말이오?”(20절)라고 반문합니다.
예수님은 “한 가지 일”(21절) 즉 안식일에 38년 된 병자를 고친 일로 인해 그들이 놀라고 있다고 지적하십니다. 예수님은 할례법의 전통을 사례로 삼아 그들을 몰아 부치십니다. 유대인 남자 아이는 태어난지 8일 만에 할례를 받아야 했습니다. 만일 8일째 되는 날이 안식일과 겹치면, 유대인들은 할례법을 지키느라고 안식일법을 어겼습니다(22절). 그 예를 드시면서 예수님은, 만일 안식일에 할례를 행할 수 있다면, 안식일에 38년 된 병자를 고치는 것이 왜 문제가 되느냐고 물으십니다(23절).
그러면서 예수님은 “겉모양으로 심판하지 말고, 공정한 심판을 내려라”(24절)고 하십니다. 이 말씀은 이사야서 11장 3절을 생각나게 합니다. 이것은 메시아에 대한 예언의 일부입니다. 하나님은 이사야 예언자를 통해, 이새의 뿌리에서 나올 메시아는 “눈에 보이는 대로만 재판하지 않으며, 귀에 들리는 대로만 판결하지 않는다”고 예언하십니다. 예수님은 그 기준을 모두에게 요구하십니다.
묵상:
예수님은 그 말씀과 행적을 통해 듣고 보는 이들에게 큰 의문을 안겨 주십니다. 그분의 고향 나사렛에서도 그랬고 예루살렘에서도 그랬습니다. 그분은 유대인들이 믿고 신뢰할 만한 교육이나 훈련을 받으신 적이 없습니다. 고향 나사렛 사람들은 그분을 목수 혹은 석공으로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분의 말씀은 어떤 율법학자에게서도 느낄 수 없는 권위가 있었고, 그분의 행적은 과거에 보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그로 인해 사람들 사이에는 그분이 누구이신지에 대한 의문이 퍼져 나갔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과거에 메시아를 자처하며 선동했던 사람들과 다를 바 없다고 했고, 어떤 사람들은 그들과는 다르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유대인들은 모순적인 두 가지 사실 앞에서 선택해야 했습니다. 하나는 그분이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했다는 사실입니다. 안식일법을 우습게 여기는 사람이라면 믿을 수 없었습니다. 다른 하나는 그분의 말씀과 행적이 범상치 않다는 사실입니다. 그분은 자신 안에 하나님이 계시고 자신이 하는 말과 행동은 하나님에게서 나오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불행하게도 그들은, 그분이 안식일법을 어기셨다는 사실을 더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그로 인해 그들은 그분을 불신 했고 배척 했으며 결국 십자가에 못박았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의 그릇된 판단에 대해 책망 하시면서 “겉모양으로 심판하지 말고, 공정한 심판을 내려라”(24절)고 말씀하십니다.
오늘도 그분의 말씀을 읽고 그분의 행적을 읽는 사람들은 의문을 가집니다. “과연 이분은 누구신가? 이분의 가르침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이분은 왜 이렇게 행동 하실까?” 기도 중에 이 질문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분은 과연 하나님 아버지에게서 오셨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겉모양으로만 본다면 그분은 역사의 위인 중 하나로 보이겠지만, 속모양을 본다면 그분은 육신으로 입고 우리 가운데 오신 하나님이십니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