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사람들은 유대인 권력자들이 예수님을 죽이려고 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이 드러내 놓고 말씀을 하시는데도 유대인 권력자들이 그냥 두고 보는 것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합니다. 혹시나 그분이 진짜 그리스도라고 여기고 두려워서 손을 못 대는 것은 아닌가 의심합니다(25-26절). 하지만 그들은 그 사실을 부정합니다. 당시 유대인들은 메시아(그리스도)에 대해 다양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중 하나는 “그리스도가 오실 때에는, 어디에서 오셨는지 아는 사람이 없을 것”(27절)는 믿음이었습니다. 이 믿음이 옳다면, 예수님이 그리스도일 수 없습니다. 그분이 나사렛에서 자랐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그들의 생각을 꿰뚫어 보시고는 당신의 출신에 대해 밝히십니다. 그들은 예수님이 나사렛 출신이라고 알고 있지만, 실은 하나님에게서 왔다는 것입니다(28-29절). 이 발언으로 인해 유대인들은 예수님을 더욱 미워합니다. 하지만 그분에게 손을 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분의 때가 아직 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30절). 반면, 이 일로 인해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들은 그분이 행하신 표징들을 근거로 그분을 그리스도로 여겼습니다(31절). 하지만 그 믿음도 설익은 믿음입니다. 오병이어의 기적을 보고 그분을 왕으로 세우려 했던 사람들처럼 그들도 예수님을 지상의 메시아로 알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의 마음이 예수님에게 급속하게 쏠리는 것을 본 바리새파 사람들은 대제사장들에게 이 사실을 알립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체포하기 위해 성전경비병을 보내기로 결정합니다(32절). 성전 경비병들이 다가오는 것을 보시고 예수님은 “나는 잠시 동안 너희와 함께 있다가, 나를 보내신 분께로 간다. 그러면 너희가 나를 찾아도 만나지 못할 것이요, 내가 있는 곳에 너희가 올 수도 없을 것이다”(33-34절)고 말씀하십니다. 유대인들은, 예수님이 이방인들에게로 가서 숨겠다는 뜻으로 그렇게 말씀하신 것으로 받아들입니다(35절). 예수님은 영적인 차원에서 말씀하시고, 유대인들은 육신적인 차원에서 그 말씀을 오해하고 있는 것입니다.
묵상:
때로는 안다는 생각이 참된 앎을 방해하곤 합니다. 과거에 알고 있던 지식을 절대화 시키는 바람에 새로 드러난 진실에 대해 마음의 문을 닫는 것입니다. 태양이 지구를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과거의 지식에 사로잡혀 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새로운 발견을 받아들이지 못한 것처럼, 우리도 크게 혹은 작게 그런 잘못을 범합니다. 예루살렘에서 예수님을 만났던 사람들도 그런 잘못을 범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이 어디에서 났고 어떻게 자랐는지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 까닭에 예수께서 당신의 정체에 대해 알려 주셨지만, 그들은 그 진실을 받아 들이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곳에 모여 있던 사람들은 모두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생각은 철저히 땅과 물질과 육신에 묶여 있었습니다. 그래서 예수께서 하시는 말씀을 전혀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일부 사람들이 그분의 표적을 보고 믿기는 했으나, 그분을 정치적인 메시아로만 알았습니다.
하나님을 믿는다는 말은 인간의 영역(차원)을 넘어서는 하나님의 영역(차원)이 있다는 사실, 물질을 초월하는 영적 실재가 있다는 사실, 역사 속에서 명멸을 거듭하는 땅의 나라와는 다른 영원한 나라가 있다는 사실, 육신을 넘어서는 영혼이 존재한다는 사실 그리고 목숨을 넘어서는 영원한 생명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믿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품(영원의 차원)에서 우리 가운데 오셔서 그 차원에 대해 알려 주십니다. 그것을 ‘계시’라고 부릅니다. 그분은 이 땅에서의 사명을 마치면 다시 그 차원으로 돌아가실 것입니다. 예수님 당시에도 그랬던 것처럼 지금도 땅의 차원(물질, 육신, 목숨)에 묶여 있는 사람은 그 계시를 깨닫지도 못하고 받아 들이지도 못합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볼 눈이 있는 사람은 복이 있다. 들을 귀가 있는 사람은 복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