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예수님은 다시금 성전 뜰로 오셔서 유대인들과 대화를 나누십니다. 먼저 그분은 “나는 세상의 빛이다. 나를 따르는 사람은 어둠 속에 다니지 아니하고, 생명의 빛을 얻을 것이다”(12절)라고 하십니다. 예수님은 당신을 소개하면서 “나는 나다”(I AM)라고 하셨고, 또 자주 “나는 … 이다”(I AM …)라고도 하셨습니다. 6장에서도 세 번이나 “나는 … 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35절, 48절, 51절). 이 표현은 출애굽기 3장 14절에서 하나님의 이름을 묻는 모세에게 주신 대답(“에흐예 아쉐르 에흐예”, “나는 스스로 있는 자니라” 혹은 “나는 나다”)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 표현을 통해 예수님은 하나님으로서의 당신의 정체를 은밀히 드러내신 것입니다. 그분이 세상의 빛이 되는 이유는 그분이 하나님 즉 세상을 창조하신, 태초부터 계신, 성부 하나님과 함께 계시던 그 말씀이시기 때문입니다(1:1-5).
바리새파 사람들은 예수님의 의도를 알아챕니다. 그들은 그분의 자기 주장이 과도 하다고 생각합니다. 정신에 문제가 생겼거나 영적 사기꾼이 아니고는 자신을 하나님과 동일시할 수가 없습니다(13절). 그에 대해 예수님은, 자신이 누구인지 알지 못하기에 자신의 말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라고 답하십니다. 당신은 하늘 아버지께서 보내신 분이며 지금도 아버지 하나님께서 자신과 함께 있다고 하십니다. 그들이 당신을 알아보지 못하고 당신의 말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그들이 하나님을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하십니다(14-19절). 만일 유대인 당국자들이 이 말을 들었다면 당장 체포하여 구금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헌금궤가 있는 곳에서 이 말씀을 하셨는데도 아무도 그분을 잡지 않았습니다. 그분의 때가 아직 이르지 않았던 것입니다(20절).
예수께서는 유대 사람들에게 “나는 가고, 너희는 나를 찾다가 너희 죄 가운데서 죽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가는 곳에 너희는 올 수 없다”(21절)라고 말씀하십니다. 십자가에 달려 죽으실 “때”가 점점 다가오고 있기에 이렇게 말씀하신 것입니다. 유대인들은 그분이 자살하겠다고 말씀하시는 것으로 오해합니다(22절). 예수님은 그들이 “아래에서 왔고” “이 세상에 속하여”(23절) 있어서 당신의 말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니고데모에게 말씀하신 것처럼 그들은 아직 “위로부터”(3:3) 나지 않았던 것입니다. 하나님 나라에 눈 뜨지 못하고 이 세상과 육신과 물질이 전부라고 믿었습니다. 하나님 나라를 알고 그 나라의 백성으로 다시 나지 않으면 죄 가운데서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예수님은 “‘내가 곧 나’임을 너희가 믿지 않으면, 너희는 너희 죄 가운데서 죽을 것이다”(24절)라고 말씀하십니다. 또한 “너희는, 인자가 높이 들려 올려질 때에야, ‘내가 곧 나’라는 것과, 또 내가 아무 것도 내 마음대로 하지 아니하고 아버지께서 나에게 가르쳐 주신 새로 말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28절)라고 말씀하십니다. 여기서 예수님은 또 다시 당신의 신적 정체성을 드러내십니다. “인자가 높이 올려질 때”는 십자가에 달려 죽으실 때를 의미하기도 하고 부활하신 후에 승천하시는 때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분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 그리고 승천은 그분이 진정 하나님이시라는 사실을 증명하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은 아버지 하나님께서 당신과 함께 계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강조하십니다(29절).
요한 저자는 “이 말씀을 듣고, 많은 사람이 예수를 믿게 되었다”(30절)고 덧붙입니다. 일단 예수님의 주장을 받아 들였다는 뜻입니다.
묵상:
C. S. Lewis가 <순전한 기독교>(Mere Christianity)라는 책에서 예수님이 당신 자신에 대해 한 발언들을 살펴 보고는, 그분이 과대망상증 환자였거나 진짜 하나님이었거나 둘 중 하나일 수밖에 없다고 결론 짓습니다. 그분은 정신에 이상이 생겨서 스스로를 하나님 혹은 하나님의 사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처럼 말씀하십니다. 당시 예수님을 만났던 유대인들 중에는 그렇게 생각하고 등을 돌린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과대망상증이나 다른 정신 질환을 앓는 사람은 금새 본색이 드러납니다. 종교적 사기꾼들도 오래 가지 못하여 마각이 드러나게 되어 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과 행동은 그분이 온전한 정신을 가지고 계셨다는 사실을 입증해 줍니다. 그렇다면 그분은 그분의 말씀 그대로 하나님으로부터 보냄 받았고 하나님께서 그분 안에서 활동하고 계셨다고 결론 지을 수밖에 없습니다.
믿는 이들은 때로 “예수님이 살아 활동하실 때 내가 살아 있어서 만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생각합니다. 예수님이 누구신지 알기 때문에 그런 호기심을 가지는 겁니다. 하지만 실제로 예수님을 만났던 사람들은 대부분 그분이 누구신지 제대로 알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예수님이 누구신지를 제대로 알고 믿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가 당시 유대인들보다 유리한 입장에 있습니다. 우리는 그분이 “높이 올려진”(28절) 이후의 사건들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분이 우리의 죄를 대신해 십자가에서 죽으셨고 죽은 자들 가운데서 사흘 만에 부활 하셨으며 승천하여 하나님 우편에 계시다는 사실을 우리는 압니다. 그분은 “위로부터” 오셨고 다시 “위로” 올라가셨습니다. 마지막 때가 되면 그분은 다시 오셔서 새 하늘과 새 땅을 이루어 주실 것입입니다.
예수님은 유대인들에게 “나는 가고, 너희는 나를 찾다가 너희 죄 가운데서 죽을 것이다”(21절)라고 하십니다. 그분이 하늘에서 오신 것을 모르니 땅에서 그분을 찾다가 결국 죄 가운데 죽을 것이라는 뜻입니다. 그분이 누구신지 알지 못하니 믿지 못하고, 믿지 못하니 참된 생명을 얻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그분이 하늘에서 오셨고 다시 하늘로 가신 것을 압니다. 하늘로 올라가신 그분은 성령을 통해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그 믿음으로 우리는 의 가운데 살고 영원한 생명에 이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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