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이 말씀을 하신 다음에 예수님은 몸을 숨기십니다(36절). 무리 가운데 믿지 않는 사람들이 많았고 유대 지도자들은 그를 죽이려 했기 때문입니다. 저자 요한은, 많은 표징에도 불구하고 무리가 믿지 않는 현상(37절)을 예언자 이사야의 예언(53:1; 6:10)을 인용하여 설명합니다(38-40절). 그러면서 요한은 7백 년 전에 활동한 예언자 이사야가 “예수의 영광을 보았기 때문에”(41절) 이렇게 예언한 것이라고 덧붙입니다. 1차원 시간과 3차원 공간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요한의 해석을 이해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태초부터 계셨던 말씀이 육신을 입으셨다는 성육신의 사건을 믿는다면, 요한의 해석을 수긍할 수 있습니다.
무리 중에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지도자들 중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었습니다(42절). 하지만 그들은 그 사실을 드러내지 못했습니다.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는 사람은 회당에서 쫓아 내기로 바리새파 지도자들이 결정해 놓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믿음을 드러내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요한은 그들이 “하나님의 영광보다 사람의 영광을 더 사랑하였다”(43절)고 설명합니다. 그들은 하나님보다 사람들을 더 두려워했던 것입니다.
몸을 숨기시기 전에 예수님은 당신 안에 하나님 아버지께서 활동하고 계시다는 사실을 강조하십니다. 그러므로 그분을 믿는 것은 곧 하나님을 믿는 것이요, 그분을 보는 것은 곧 하나님을 보는 것입니다(44-45절). 예수님은 심판하러 오신 것이 아니라 구원하러 오셨습니다(47절). 빛이 왔는데 빛 가운데로 나오지 않으면 어둠 속에 그대로 머물러 살게 되는 것처럼, 구원자가 왔는데 그를 영접하지 않으면 심판 가운데 머물러 있게 됩니다. 심판하시는 분은 예수님이 아니라 하나님이십니다(48절). 아들이신 예수님은 오직 하늘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일을 하고 그분이 원하시는 말만 합니다. 그것이 영생을 주기 때문입니다(49-50절).
묵상:
예수님이 그리스도로 오신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믿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듣도 보도 못한 놀라운 표징들을 보고서도 믿지 못한 것입니다. 예수님을 믿는다는 말은 그분의 지혜를 믿는다는 말도, 인격을 믿는다는 말도, 능력을 믿는다는 말도 아닙니다. 그분이 태초부터 계셨던 “그 말씀”이시며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믿는 것입니다. 마지막 날에 성부 하나님께로부터 영원한 왕권을 받아 영원히 통치하실 “인자”이심을 믿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태어나기 전에 살았던 사람들 중에 영적인 눈이 밝았던 사람들은 이사야처럼 이미 그분을 보았다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분은 1차원 시간과 3차원 공간을 넘어선 분임을 믿는 것입니다. 그분을 통해 성부 하나님께서 말씀하시고 활동하신다고 믿는 것입니다.
이런 믿음을 드러내 놓고 고백하는 것은 지금도 위험한 일입니다. 무시 당할 수 있는 일이요, 배척 당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믿음을 숨기고 믿지 않는 사람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사람들로부터 인정 받고 존중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일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영원하신 하나님에게서 인정 받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라면 사람에게서가 아니라 하나님에게서 인정 받기를 힘써야 합니다. 그런 사람은 자신의 믿음을 고백하고 증언하기에 주저함이 없습니다. 그들은 알지 못하는 영원한 나라와 영원한 생명을 믿기 때문입니다. 정말 어리석은 사람들은 영원한 나라와 영원한 생명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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