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예수님께 속하여 그분과 함께 동행한다는 말은 “세상”과 다르게 산다는 뜻입니다(18절). 요한복음 안에서 “세상”이라는 말은 여러가지로 사용됩니다. 1)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피조물을 가리키기도 하고, 2) 하나님께서 당신의 아들을 보내어 구원 하시려는 인류를 말하기도 하며, 3) 하나님을 부정하고 거부하는 사람들을 가리키기도 합니다. 여기서는 세 번째 의미로 사용 되었습니다. 믿지 않는 사람들은 제자들을 미워할 터인데, 그 미움은 그들이 아니라 예수님을 향한 것입니다. “세상에 속하다”(19절)라는 말은 하나님을 부정하고 자신의 욕망을 따라 사는 것을 말합니다. 세상 사람들은 자신들과 다르게 사는 사람들을 증오하고 배척합니다. 그것이, 제자들이 세상으로부터 미움을 받는 이유입니다.
세상이 예수님을 미워 했으니 제자들에게도 그렇게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20절). 그들은 예수님을 보내신 하나님을 제대로 알지 못하기에 그러는 것입니다(21절). 예수님이 오시기 전에도 그랬지만 그분이 오셔서 증언 하셨는데도 믿지 않으니, 이제 그들은 핑계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22절). 예수님을 미워하는 사람은 하나님도 미워하는 것이 됩니다(23절). 그들은 예수님이 행하신 일들을 보고서도 그분을 미워했고 또한 아버지를 미워했습니다(24절). 그 옛날 다윗이 원수들에게 까닭없이 미움을 받았다고 했는데(시 69:4), 그와 동일한 일이 예수님에게 일어났습니다(25절).
제자들을 홀로 두지 않고 성령을 보내시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들을 미워하는 세상에서 예수님 안에 머물러 열매 맺는 삶을 살게 하시려고 보혜사 성령을 보내십니다. 성령은 “아버지께로부터 오시는”(26절, 개역개정 “아버지께로부터 나오시는”) 분입니다. 피조물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여기에 삼위일체 신앙에 대한 암시가 있습니다. 성부 하나님, 성자 하나님 그리고 성령 하나님은 서로 구별되지만 한 몸으로 일하십니다. 성령은 “진리의 영”이십니다. 진리 중에 진리는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성령께서는 제자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가르치시고 깨닫게 하실 것이며 또한 증언하게 하실 것입니다(27절).
묵상:
자연인으로서의 인간은 자신의 욕망 안에 “머물러” 살아갑니다. 바울 사도는 그것을 “아담 안에서” 사는 것이라고 했습니다(롬 5:12-21). 아담 안에 머물러 사는 것은 자기중심적으로 사는 것을 말합니다. 그 삶의 열매는 자기 확장이며, 자기 확장의 욕망은 너무도 쉽게 혐오와 배척으로 이어집니다. 자기 확장의 욕망을 방해하는 것은 무엇이든 거부하고 혐오하고 배척합니다. 인간의 자기 확장의 욕망을 방해하는 것 중에 최고는 하나님입니다. 하나님 앞에 정직하게 서면, 자기 확장의 욕구를 내려 놓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런 까닭에 하나님을 외면하고 배척합니다. 아니면, 자기 확장의 도구로 하나님을 이용하려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는 것은 그분 안에 “머물러” 그분에게서 양분을 공급 받아 그분의 열매를 맺는 것입니다. 그 열매는 사랑입니다. 진정한 사랑은 자기 중심성을 거부하는 것입니다. 자아를 무한히 확장 시키려는 욕망을 내려 놓고 이웃을 위해 자신을 내어 주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을 딛고 올라서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낮추어 다른 사람을 섬기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당신의 삶으로 그 모범을 보여 주셨습니다. 그분은 하나님의 자리를 내어 놓고 인간의 자리로 내려 오셨고, 인류의 죄값을 짊어지고 십자가에 달리셨습니다. 이로써 사람에게서는 볼 수 없었던 최고, 최대, 지고, 지순의 사랑을 보여 주셨습니다. 그분 안에 머물러 살면 이 사랑의 열매가 열리게 되어 있습니다.
자기 확장의 욕구로 인해 “만인에 대한 만인의 싸움”을 벌이는 세상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며 사랑의 열매를 맺는 것으로 인해 제자들은 세상과 구별됩니다. 사는 이유가 다르고, 사는 방법이 다르고, 사는 결과가 다릅니다. 세상은 그 모습을 보고 박수치고 환호하기 보다는 미워하고 배척하고 제거하려 합니다. 그들이 예수님에게 그랬다면, 그분을 따르는 사람들에게도 그럴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염려할 것은 없습니다. 보혜사 성령께서 함께 하셔서 위로하시고 힘 주시고 변호해 주실 것이기 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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