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교에서 사용하는 히브리어 성경(타낙)에서는 역대지 한 권으로 되어 있는데, 기독교에서는 상과 하로 나누어 편집했습니다. 역대지는 내용 상 사무엘기-열왕기와 겹치는 시대의 역사를 기록합니다. 그래서 동일한 사건에 대한 기록도 자주 눈에 보입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역사를 보는 시각에 있어서 차이가 있습니다. 사무엘기-열왕기는 이스라엘과 유다 왕들의 부정적인 측면에 주목합니다. 이스라엘이 선민으로서의 사명에 실패한 이유를 전하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입니다. 반면, 역대지는 유다 백성이 바빌로니아에서 포로 생활을 하던 시기에 편집된 것으로서 유다 백성에게 위로와 소망을 불러 일으키기 위해서 쓰여졌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정적인 이야기보다는 긍정적인 이야기에 초점을 맞춥니다. 이스라엘을 선택하신 하나님의 계획이 잠시 멈춘 것 같지만 결국 다시 회복될 것이라는 믿음을 전해 주려 한 것입니다.
역대지의 첫 아홉 장은 모두 아담으로부터 사울에게 이르는 방대한 족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오늘의 독자들은 의미 없다고 생각하고 아홉 장을 뛰어 넘으려 합니다. 하지만 족보는 “압축된 역사”입니다. 이름 하나 하나가 온 우주보다 더 무거운 의미를 가지는 한 인생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지루하고 의미 없어 보이지만, 우리는 이 족보의 이름을 하나씩 천천히 읽으며 우리까지 이어 온 하나님의 구원 역사를 더듬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름들 중간 중간에 익숙한 이름이 나올 때면 그 사람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더 많은 사람들은 인간의 기억과 역사에는 이름 한 자 밖에 남아 있지 않지만, 하나님에게는 구원 역사를 이어오는 과정에서 꼭 필요했던 사람들이었음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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