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저자는 레위 지파의 족보를 소개하는데, 전체적인 분량으로 따지면 가장 많은 지면(총 81절)을 할애합니다. 저자에게 있어서 레위 지파가 그만큼 중요했다는 뜻입니다. 그는 레위의 세 아들 중 둘째 고핫의 족보를 먼저 소개합니다(1-15절). 제사장 아론이 그에게서 나왔기 때문입니다. 아론 이후로 제사장 직은 레위 지파 중에서도 아론의 후손에게만 주어졌습니다. 계속하여 저자는 레위의 첫째 아들 게르손의 후손(16-28절)과 므라리의 후손(29-30절)을 소개합니다.
이어서 저자는 다윗 시대에 회막에서 하나님을 찬양하는 일을 섬겼던 세 사람의 족보를 소개합니다(31-32절). 이 부분에서 저자는 후손으로부터 조상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먼저 찬양 대장으로 섬겼던 헤만의 조상을 소개하는데, 그는 고핫의 자손입니다(33-38절). 다음으로 저자는 헤만의 오른쪽에서 그와 함께 섬겼던 아삽의 조상을 소개하는데, 그는 게르손의 후손입니다(39-43절). 마지막으로 헤만의 왼쪽에서 도왔던 에단의 조상을 소개하는데, 그는 무라리의 후손입니다(44-47절). 이렇게 레위 지파의 모든 사람들은 성막에서 섬겼습니다(48절).
저자는 레위 지파 중에서 아론의 자손들에 초점을 맞추어 소개하고(49-53절), 이어서 레위 지파가 정착한 영토에 대해 설명합니다(54-81절). 레위 지파는 다른 지파처럼 영토를 분할받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을 유산으로 삼고 성전에서 전심으로 제사를 섬겨야 했기 때문입니다. 영토를 분배 받은 다른 지파 사람들은 소득의 십일조를 드려 레위 지파 사람들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습니다. 레위 지파 사람들은 다른 지파 사람들이 분배 받은 영토에 흩어져 살아야 했는데, 제사장의 직분을 맡은 아론 자손은 예루살렘에서 가까운 곳에 흩어져 살았고, 다른 레위인들은 여러 지파들 속에 흩어져 살았습니다.
묵상:
역대지 저자는 다윗과 아론을 이스라엘 역사의 두 줄기로 보았습니다. 그래서 다윗이 속한 유다 지파와 아론이 속한 레위 지파에 대해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상세하게 기록합니다. 다윗은 ‘정치적으로’ 중요한 인물입니다. 그는 지상 왕국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냈던 사람입니다. 그런 까닭에 후대 유대인들은 다윗과 같은 인물이 다시 나타나 영광의 나라를 재건해 주기를 기대했습니다. 반면, 아론은 ‘종교적으로’ 중요한 인물입니다. 그는 원조 제사장으로서 하나님과 백성 사이에서 중보 했던 사람입니다. 지상의 왕국과 하나님의 나라가 소통하도록 도운 사람입니다. 그런 까닭에 저자는 두 지파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쏟은 것입니다.
이 책을 쓸 때 저자와 유다 백성은 나라도 잃고 성전도 잃은 상태였습니다. 그들은 바빌로니아에 포로로 잡혀 와 난민으로 살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현실은 절망의 요소로 가득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저자는 이스라엘의 역사를 다시 씁니다. 유다 지파의 역사를 세밀하게 기록 하면서 다윗의 영광이 회복되기를 기도 했고, 레위 지파의 역사를 기록 하면서 예루살렘 성전에서 제사 드리는 기쁨이 회복되기를 기도했습니다. 따라서 이 역사 기록은 그들이 하나님께 올리는 기도였습니다. 지금은 비록 하나님께 버림 받은 것 같은 상황에 있지만, 그들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은 철회되지 않았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현실에서 길을 잃었다 싶을 때, 지금은 아무 희망이 없다 싶을 때, 잠시 머물러 지난 날을 돌아 보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어제의 하나님은 오늘도 같은 분이고 앞으로도 같은 분이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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