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성전 재건을 위한 자재를 준비하고 솔로몬과 신하들에게 건축을 지시를 한 다음, 다윗 왕은 성전에서 제사를 섬길 레위 사람들에 대해 인구 조사를 행합니다(1-3절). 성전이라는 하드웨어를 준비한 다음, 성전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를 준비한 것입니다. 21장에서 본 대로, 요압은 다윗의 명령으로 인구 조사를 하면서 레위인들에 대한 조사를 하지 않았습니다.
레위 지파 사람들은 세 분파(게르손 자손, 고핫 자손, 므라리 자손)로 나뉘는데, 성막에서의 제사와 성막 이동 시에 맡겨진 직무가 분파에 따라 구별되어 있었습니다. 성전이 지어지면 더 이상 성막을 해체하고 이동하고 다시 설치하는 일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따라서 모세 시대로부터 이어져 온 레위인들의 직무를 변경해야 할 필요가 생겼습니다. 다윗은 레위인들의 다수를 성전 제사를 섬기는 일에 배정하고, 일부를 서기관과 재판관으로, 일부는 문지기로, 또 일부는 찬양하는 일로 배정합니다(4-5절).
이어서 저자는 성전에서 제사를 섬기는 일에 배정된 사람들의 족장들을 분파 별로 소개합니다: 게르손 자손들(7-11절), 고핫 자손들(12-20절), 그리고 므라리 자손들(21-23절). 다윗은 그들에게 더 이상 성막을 이동할 필요가 없으니 제사장들을 도와 제사를 섬기도록 지시합니다(24-32절). 레위 지파 중에 아론의 자손들만 제사장의 자격이 주어졌고, 다른 레위 사람들은 제사장들을 돕는 역할만 담당했습니다.
묵상:
레위인으로 태어나는 것은 어찌 보면 영예요 어찌 보면 천형입니다. 성전 제사를 위해 성별 되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영예인데, 현실적인 상황에서 보면 태생적 불이익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경작할 토지를 분할받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들 사이에 흩어져 살면서 다른 사람들이 바친 십일조에 의지하여 살아야 했습니다. 지금도 그렇듯이 당시에도 정직하고 신실하게 수입의 십일조를 바치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을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기부에 의존하고 살아야 하는 그들의 삶은 늘 불안정 했을 것입니다. 때로는 생계를 위협 받기도 했을 것입니다.
아론의 자손들은 그나마 제사장으로서의 영예가 있었습니다. 제사장들에게는 바쳐진 제물의 일부를 가질 자격이 주어졌고 성전에 들어오는 헌금의 일부를 생활비로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제사를 드리러 오는 사람들은 그들을 지극하게 섬겼습니다. 반면, 아론의 자손이 아닌 다른 레위인들은 제사장들의 시중을 들어야 했습니다. 인간적인 시각으로 볼 때 그들은 허드렛 일을 섬겨야 했던 것입니다. 그로 인해 그들은 제사 드리러 온 사람들로부터 때로 시종 취급을 받기도 했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레위인들은 세 종류로 나뉘었을 것입니다. 하나는 신분 세탁을 하여 비레위인으로 살기를 선택한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떳떳하게 제 손으로 벌어 먹으며 안정된 삶을 살고 싶었을 것입니다. 둘째는 자신의 태생적 한계를 불평 하면서 마지 못해 주어진 일을 수행하는 사람들입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직분을 벗어버릴 용기는 없고 그렇다고 그것을 기뻐할 이유도 찾지 못한 사람들입니다. 셋째는 자신에게 주어진 분복에 자족 하면서 맡겨진 직분에 정성을 다한 사람들입니다.
과연 당시에 내가 레위인으로 태어났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과연 나는 어떤 마음 자세로 나에게 맡겨진 직분과 나에게 주어진 분복을 대하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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