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지하
히브리어 성경에서 역대지는 한권으로 되어 있습니다. 주전 3세기 경에 알렉산드리아에서 히브리어 성경을 헬라어로 번역했는데, 그 때 역대지를 둘로 나누어 편집했습니다. 기독교는 구약성경을 정경으로 받아 들이면서 헬라어 번역 성경(칠십인역 혹은 Septuagint)의 체제를 따랐습니다. 역대지하는 솔로몬의 치적과 남북 왕국의 흥망 그리고 칠십 년의 포로 생활과 고레스의 칙령까지 서술합니다.
해설:
저자는 1절에서 솔로몬이 정적들을 제압하고 왕권을 다지는 과정을 간단하게 요약합니다. 그럴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요인은 솔로몬이 드린 일천번제와 그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이었습니다.
솔로몬은 온 백성의 지도자들을 기브온 산당에 불러 모은 후, 그곳에서 천 마리의 소를 번제물로 바칩니다(2-6절). 언약궤는 예루살렘에 옮겨져 있었지만 모세 시대로부터 전해져 온 성막과 번제단은 그곳에 있었습니다. 그 날 밤에 하나님께서 그에게 나타나셔서 원하는 것을 주겠다고 하십니다(7절). 솔로몬은 백성을 잘 다스릴 수 있는 지혜와 지식을 구합니다(8-10절). 하나님은 솔로몬의 기도를 흡족하게 여기시고 그가 구하지 않은 부와 재물과 영화까지 주겠다고 약속하십니다(11-12절).
이후의 통치 과정에서 하나님의 약속은 그대로 이루어집니다(13절). 하나님의 축복 가운데 솔로몬은 먼저 국방을 튼튼히 했고(14절), 경제적으로 부강한 나라를 만들었습니다(15절). 뿐만 아니라 그는 이웃 나라들과의 활발한 무역을 통해 예루살렘을 상업의 중심지로 부상시킵니다(16-17절).
묵상:
솔로몬의 첫 출발은 훌륭했습니다.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권력이 하나님에게서 왔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기브온 산당에 가서 최선을 다해 제사를 드립니다. 또한 그는 자신에게 맡겨진 권력의 목적을 잊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무엇이든 구하라 했을 때 왕으로서의 소임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 즉 지혜와 지식을 달라고 응답합니다. 하나님께서는 그의 바른 마음을 보시고 아낌없이 축복을 베풀어 주십니다. 다윗 왕이 다져 놓은 기초 위에서 솔로몬은 이스라엘을 영화로운 나라로 세웁니다.
나중에 보겠지만, 솔로몬은 초심을 지키지 못합니다. 하나님께서 그에게 부어 주신 번영에 취하여 백성의 안위가 아니라 자신의 쾌락을 추구합니다. 그로 인해 이스라엘의 영화는 지속되지 못했고, 그의 사후에 나라는 두쪽으로 갈라집니다.
요즈음 지도자들에게서 솔로몬의 마음을 보는 일은 희귀한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미국에서도, 한국에서도 정치인들 혹은 고위 공직자들이 자신에게 맡겨진 권력과 내부 정보를 사적 이익을 위해 오용해 왔다는 사실이 자주 드러납니다. 이제는 그런 행위를 부끄럽게 여기지도 않습니다. 그로 인해 상위 10%의 부와 권력은 점점 늘어나고 대물림 되고 있습니다. 그러한 행태는 사회의 모든 영역에 퍼져 있습니다. 교육계도, 체육계도, 의료계도, 심지어 종교계까지도 선공후사/멸사봉공의 정신은 사라져 버린 듯합니다.
이런 암울한 현실에 대해 내가 할 일은 나에게 주어진 작은 힘이라도 주신 분의 뜻을 분별하여 맡겨진 사람들을 섬기는 일에 사용하는 것입니다. 그 마음이 변하지 않도록 지키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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