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저자는 요시야의 또 다른 치적으로서 유월절을 지킨 이야기를 전합니다. 히스기야 왕이 유월절을 회복한 이야기가 30장에 나오는데, 시기적으로 따지면 60년도 지난 일입니다. 므낫세 치하에서 유월절을 지키는 전통은 다시 잊혀졌던 것입니다. 요시야가 왕이 되었을 때, 백성의 대다수는 유월절을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왕위에 오른지 18년째 되는 해(19절)에 요시야는 율법서에 기록된 대로 유월절을 지키도록 제사장들과 레위인들에게 지시를 내립니다(1-6절). 그는 백성이 축제를 즐기게 하기 위해 자신이 가지고 있던 양과 염소와 수소를 아낌없이 내어 줍니다(7절). 그러자 신하들도 자신들의 가축을 내어 놓습니다(8-9절).
유월절이 시작되자 레위인들은 율법의 명령을 따라 가축을 잡아 제물로 드립니다. 또한 그들은 축제에 참가한 백성이 먹고 즐기도록 제물을 나누어 줍니다(10-13절). 그들은 제사장들과 찬양대 그리고 제사를 위해 성전에서 섬기는 사람들의 몫을 따로 챙겨 줍니다. 제사로 인해 그들이 음식 먹을 겨를이 없었기 때문입니다(14-15절). 이렇게 하여 왕과 온 백성은 유월절과 무교절을 지킵니다(16-17절). 요시야 왕이 지킨 유월절은 유다 역사에 가장 성대한 축제로 기억되었습니다(18절).
그 후에 이집트의 느고 왕이 앗시리아와 연합하여 신흥 강국 바빌로니아를 치기 위해 군대를 이끌고 유다를 지나갑니다. 그러자 요시야는 자청하여 그들의 길을 막아 섭니다. 느고 왕이 자신의 신들의 이름(여기서 느고가 사용한 ‘하나님’이라는 말은 단순히 ‘신’이라는 뜻으로 보는 것이 옳습니다. 그는 자신의 신들이 그 전쟁을 허락했다고 믿었습니다)을 빌어 길을 비켜 달라고 요청합니다(20-21절). 하지만 요시야는 변장을 하고 므깃도 평원으로 나가 이집트 군과 싸웁니다(22절). 그 전쟁 중에 요시야는 적군의 화살에 부상을 당하고 예루살렘으로 돌아와 죽음을 맞습니다(23-27절).
묵상:
요시야 왕은 국제적으로 급변하는 시기에 유다를 통치 했습니다. 한 동안 절대 강자로서 군림했던 앗시리아 제국이 쇠락하고 바빌로니아가 새로운 강자로 세력을 키워가고 있었습니다. 앗시리아는 또 다른 거대 제국 이집트와 연합하여 신흥 바빌로니아 제국의 기를 꺾으려 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 이집트도 쇠락하고 있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유다와 같은 약소국은 국제 정세를 잘 살피고 지혜롭게 대처해야 했습니다. 불행하게도 요시야 왕은 국제 정세를 제대로 읽지 못했고, 하나님의 섭리를 분별 하지도 못했습니다. 그로 인해 그는 하지 않아도 될 전쟁을 하게 되었고, 그 전쟁으로 인해 목숨을 잃습니다.
이집트의 느고 왕은 자신이 섬기는 신들의 허락을 받고 전쟁에 나섰다고 말합니다. 그가 말하는 “하나님”은 창조주 하나님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섬기는 신들을 말합니다. 요시야 왕은 그 말을 귀담아 듣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섬기는 신들은 모두 우상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는 창조주 하나님의 뜻을 여쭙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뜻을 이루기 위해 느고 왕을 전쟁으로 이끌어 들이셨던 것인데, 요시야 왕은 그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아니, 알아보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인간적인 시각에서 판단을 했고, 성급하게 결정 했습니다.
내가 하나님 앞에 신실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는 사실은 현실 생활에서 다른 노력을 게을리 해도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신앙적으로 신실한 사람들이 현실 삶에서 순진하게 혹은 둔감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너희는 뱀과 같이 슬기롭고, 비둘기와 같이 순진해져라”(마 10:16)고 말씀하셨나 봅니다. “하나님에게 진실하고 현실에 적실한”(Faithful to God and relevant to the realities) 삶을 살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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