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하나니로부터 유다의 형편을 들은 날로부터 4개월 쯤 지났을 때의 일입니다. 왕에게 술을 따르고 있을 때, 왕은 느헤미야의 안색이 좋지 않아 보이니, 무슨 일이 있느냐고 묻습니다(1-2절). 왕의 사적인 관심과 배려에 감동하여 느헤미야는 솔직하게 자신의 개인적인 근심을 털어 놓습니다(3절). 왕은 자신이 해 줄 것이 없느냐고 묻습니다. 느헤미야가 왕의 신뢰와 총애를 받고 있었다는 증거입니다. 그러자 느헤미야는 마음으로 하나님께 기도 드리고 나서 자신을 유다로 잠시 보내 달라고 청합니다(4-5절). 왕은 얼마의 시간이 필요한지 물었고, 느헤미야는 자신이 예상하는 시간을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는 안전하게 유다까지 갈 수 있도록 친서를 써 달라고 청합니다. 또한 왕실 숲을 관리하는 아삽에게 친서를 써 주어 자재를 공급받게 해 달라고 청합니다.
왕은 이 모든 청을 들어 줍니다. 느헤미야는 그 모든 것이 하나님께서 왕의 마음을 만진 까닭이라고 생각합니다(6-8절). 왕은 장교와 기병대를 딸려 보낼 정도로 후하게 배려합니다. 그는 가는 길에 총독들을 만나 왕의 친서를 전달하면서 안전하게 예루살렘에 당도합니다. 그 사실이 사마리아 총독 산발랏과 암몬 총독 도비야에게 알려지자 그들은 몹시 근심합니다. 유다가 회복되는 것이 그들에게는 위협처럼 보였기 때문입니다(9-10절).
느헤미야는 예루살렘에 이르러 조용히 일을 시작합니다. 사흘 동안 쉰 다음, 밤에 수행원을 데리고 예루살렘 성문을 살피러 나갑니다. 자신이 하려는 일이 미리 알려지지 않기를 바랬기 때문입니다(11-16절). 그가 눈으로 본 것은 하나니에게 들은 것보다 훨씬 형편 없었습니다. 모든 상황을 면밀히 살핀 후에 그는 유다의 지도자들을 불러 모아 예루살렘 성벽을 다시 쌓아 올리자고 제안합니다(17절). 느헤미야의 제안에 유다 지도자들이 의아하게 반응하자 그는 그동안에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을 설명합니다. 그러자 그들은 비로소 느헤미야의 말을 믿고 따릅니다(18절).
유다 백성이 예루살렘 성을 재건한다는 소식이 들리자 사마리아 총독 산발랏과 암몬 총독 도비야와 아랍 총독 게셈이 느헤미야를 찾아 옵니다. 그들은 예루살렘 성벽을 재건하는 일이 페르시아 왕에게 반역하는 것이라는 행위라고 위협을 하지만 느헤미야는 물러서지 않습니다(19-20절).
묵상:
느헤미야가 마음에 품은 일은 여러 가지 점에서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우선, 왕의 허락이 필요했습니다. 왕정 시대에 신하는 자의로 진퇴를 결정할 수 없습니다. 왕에게 가까웠던 사람들은 왕에게 완전히 묶인 사람이었습니다. 게다가, 느헤미야는 혈통으로는 유대인이었지만 신분 상으로는 페르시아 시민이었습니다. 따라서 페르시아의 고위 관직에 있던 그가 조국 유다를 위해 어떤 일을 하고 싶다고 왕에게 말하는 것은 자신의 전부를 거는 모험이었습니다.
그것이 느헤미야에게 너무나 고민이 되었기에 왕이 그의 표정에서 근심을 읽을 정도였습니다. 다른 때 같았으면 왕은 그런 태도로 인해 역정을 냈을 터인데, 이번에는 그 이유를 묻습니다. 잠시 동안이지만, 느헤미야는 아무 일 없다고 시치미를 떼야 하는지, 있는 그대로 말하는 모험을 감행할 것인지를 두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있는 그대로 말하기로 마음 정한 다음, 그는 마음으로 하나님께 기도 드립니다. 놀랍게도, 왕은 그의 말을 듣고 그의 뜻을 이루도록 허락하고 여러 가지로 선처를 해 줍니다.
느헤미야는 그 모든 일이 “나의 하나님이 선하신 손길로 나를 잘 보살펴 주셔서”(8절) 그렇게 된 것이라고 고백합니다. 예루살렘의 지도자들을 설득할 때에도 그 사실을 증거로 제시합니다(18절). 하나님께서 예루살렘 성벽을 재건하는 것을 기뻐하셨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손으로 왕의 마음을 만지신 것이라고 믿은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유다 주변을 다스리고 있던 총독들이 찾아와 방해할 때에도 “하늘의 하나님이 우리를 위하여 이 일을 꼭 이루어 주실 것이오”(20절)라고 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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