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더기 9장: 피가 피를 부르다

해설:

드디어 정해진 날이 되었습니다. 이미 공포된 두 조서에 의하면, 아달월 십삼일 하루 동안 유대인들을 살해하고 약탈하는 것은 죄가 되지 않았고, 유대인들도 자기방어를 위해 다른 민족을 살해하고 약탈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실권을 유대인 모르드개가 쥐고 있었기 때문에 다른 민족들은 유대인들을 공격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유대인들은 평소에 자신들을 차별하고 박해 하던 이웃을 살해하고 약탈합니다(1-4절). 유대인들은 수산 성에서만 오백 명이나 살해 했고 하만의 열 아들도 모두 죽입니다. 제국 전역에서 희생된 사람이 집계된 것만 칠만 명이 넘었습니다(16절). 하지만 그들의 재산을 약탈 하지는 않았습니다(5-10절, 15절). 유대인들은 어떤 이익을 얻기 위해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정해진 날이 끝나자 왕은 에스더를 불러 희생자들의 규모를 알리면서 더 해줄 일이 있는지 묻습니다(11-12절). 에스더는 수산 성에서만 복수의 날을 하루 더 연장해 달라고 청하고, 살해된 하만의 열 아들을 장대에 매달아 달라고 청합니다(13절). 왕은 에스더의 청을 허락했고, 다음 날 삼백 명이 더 희생 당합니다(14-15절). 수산 성 바깥 다른 지방에서는 보복을 행한 이튿 날(아달월 십사일) 쉬면서 잔치를 벌입니다(17절, 19절). 수산 성에서는 이틀 지난 후(아달월 십오일)에 잔치를 벌입니다(18절). 

모르드개는 제국의 모든 유대인들에게 편지를 보내어 해마다 아달월 십사일과 십오일을 명절로 지키게 합니다(20-23절). 이 명절을 ‘부림절’이라고 부르는데, 하만이 부르(주사위 같은 것)를 던져 유대인 학살의 날을 정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유대인들이 지구 상에서 멸절될 위기에서 구원 받은 것을 기념하고 감사하는 명절이 되었습니다(24-28절). 얼마 후, 에스더와 모르드개는 제국의 모든 유대인들에게 조서를 내려 부림절을 민족 명절로 확정합니다(29-32절).

묵상:

인류 역사에서 끝없이 반복된 비극을 여기서 다시 확인합니다. 인간사에 얼키고 설키다 보면 제 정신을 지키기 어렵고 분별력을 잃기 쉽습니다. 믿음이 깊고 심사숙고 하는 사람도 소용돌이에 휘말리다 보면 죄성에 압도 당하게 됩니다. 

모르드개와 에스더가 분별력을 잃지 않았다면, 유대인들에게 조서를 내리면서 “공격 당할 때에 한하여 자기 방어를 하라”고 단단히 일렀을 것입니다. 그랬다면 아달월 십삼일에 목숨을 잃는 사람은 극히 적었을 것입니다. 왕실의 전권을 모르드개와 에스더가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유대인들을 공격할 사람은 별로 없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모르드개도, 에스더도 이것을 원수 갚는 기회로 여겼습니다. 하나님께서 보복하도록 기회를 주셨다고 생각 했는지도 모릅니다. 에스더는 하루 동안 일어난 거대한 희생에도 만족하지 못하고 수산 성에서 만이라도 보복의 날을 하루 더 연장해 달라고 청합니다.

우리는 성경에 나오는 위인들을 흠 없는 사람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에스더기의 마지막 장면은 완전한 사람은 없다는 사실을 상기시킵니다. 아니, 신실하게 살기를 힘쓰는 사람들도 죄성에 사로 잡히기가 얼마나 쉬운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그럴 때 우리는 하나님의 이름으로 그분의 뜻을 행한다고 하지만 실은 타락한 마음의 욕망을 따라 행하는 것입니다. 

유대인들은 부림절에 민족의 멸절을 막아주신 하나님께 감사 하겠지만,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인간의 타락한 욕망이 서로 얽히면 얼마나 불행한 일이 일어나는지를 기억하고 하나님께 고개 숙여야 합니다. 그리고 악이 편만한 세상에서 “악으로 악을 갚으려”(롬 12:17) 하지 않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5 responses to “에스더기 9장: 피가 피를 부르다”

  1. 허락하신 오늘의 말씀이 죽을뻔한 상황에서 원수를 죽이는 승리의 통쾌한 반전 입니다만 승리의 잔치에 동참할 마음이 별로 없습니다. 원수를 사랑하고 그들을 위해 기도 하라는 주님의 말씀에 순종 하기를 원합니다. 멸시와 조롱과 핍박을 당하더라도 주님께서 당하신 누명과 십자가를 생각하며 용서하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이웃과 함께 사랑과 용서와 구원의 하나님을 세상에 선포하는 오늘이 되도록 도와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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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하만을 향한 복수가 그의 자식과 주변 반 유대인들에게 과도하게 행해진 사건을 보며 인간 심리의 저변에 깔려있는 죄의 근본을 알게됩니다.
    악에서 악으로 이어지는 역사 속에서 하나님의 자비와 사랑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에게 내려진 구원을 생각하며 머리를 숙입니다, 미국과 쏘련의 패권다툼으로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나는 살상이 주님의 자비와 사랑으로 해결되기를 기도합니다, 주님의 나라가 이 땅에 빨리 이루어 지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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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인간의 욕망의 탑은 끝없이 높아 만 갑니다. 에스더와 모르드개는 지난날에 하만에게 당할 끔찍한 자신의 백성들에 대한 살해의 음모를 미연에 방지한 후 역전의 기회를 손에 쥐고 그것을 끝까지 이용하였습니다. 처음 조서에는 유다 백성에게 원수들에게 방어할 수 있는 권한 만을 주었지만 그 도를 넘어 원수의 백성을 약탈하고 모두 제거하는 끔찍한 일을 감행했습니다. 이와 같은 일에 하나님은 왜 눈을 감고 계셨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권력과 부의 욕망의 늪에서는 인간이 동물과 같이 맹수의 본성이 드러남을 에스더기를 통해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구약은 왜 인간을 죽이고 죽이는 끔찍한 사건만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이 세상에 내려오셔서 인간의 죄를 위해 죽으신 사랑의 화신이 되심을 생각 합니다. 서로 사랑하고 원수까지도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실천할 수 있는 주님의 마음을 주시옵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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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로 이스라엘 백성들을 구하셨지만, 그 기회를 에스더와 모드르개는 사랑의 기회가 아닌 복수의 기회로 사용했습니다. 권선징악의 한계를 더 넘어서 아가페의 사랑이 함께 물들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합니다. 내 삶에서도 사랑의 기회가 복수의 기회로 놓치지 않도록 주시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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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나쁜 사람과 맞서지 마라. 만일 누가 네 오른쪽 뺨을 때리거든 다른 뺨도 돌려 대라 (마태 5:39)” 는 말씀을 들은 우리에게 오늘 에스더서 9장의 보복 장면은 쉽게 넘어가지지 않습니다. 유다인을 다 없애려고 했던 하만의 계략이 밝혀지고 그가 죽음으로써 일이 끝난 것 같은데 왕이 두번째로 다시 보낸 조서 내용은 유다인을 치려 하는 민족이나 군대가 있으면 유다인은 힘을 모아 그들에 맞설 수 있으면 재산까지도 빼앗을 수 있다고 허락했습니다. 방어의 차원을 넘어 공격도 할 수 있는 권한입니다. 일본의 ‘자위대’가 최소한의 방어 뿐 아니라 적극적으로 전쟁에 참여 할 수 있게 된다면 이를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토론을 떠올리게 합니다. 모르드개와 에스더의 권력이 나라 전체에 알려졌으니 유다인들에 대한 멸시나 미움을 공공연하게 드러내는 일은 대폭 줄어들었을 것입니다. 모르드개가 왕의 최측근으로 올라 서던 날에 수산 성은 환호하고 기뻐했습니다. 조서가 전달된 지방과 성에선 축제가 열리고, “많은 사람이 유다인을 두려워하여 스스로 유다인이 되었습니다 (8:17).” “Now it’s dangerous not to be a Jew!” 메시지 성경의 번역입니다. 잇달아 이어지는 9장의 살육은 우리의 판단을 흐리게 만듭니다. 이틀에 걸친 보복을 기념하여 부림절이라는 명절까지 만들고 그날에는 에스더서를 읽어 부림절이 생긴 이유를 되짚어 보는 유다인들에게 예수님은 남이 때려도 맞받아 때리지 말고 되려 다른 빰도 내어 주라는 말씀을 했습니다. “먼저 때리지는 말아라. 그렇지만 누가 때리면 너도 맞받아 쳐라”라고 가르치는 것이 맞는 것 같은데 – 애들 키우면서 이렇게 말하는 집이 많은데 – 예수님은 방어권 자체를 내려 놓으라 하십니다. 반유대주의에 맞서 자신을 지키는 일은 중요합니다. 무례한 언사를 방치하는 일, ‘참고 말지’ 하면서 넘어가는 일은 더 이상 하면 안되는 일입니다. 특히 몇 년 사이에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는 증오 범죄성 사건 사고는 침묵은 결코 금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 줍니다. 할 말은 하고, 방어도 하고, 때론 공격도 해야 하는 세상입니다. 에스더와 예수님의 길은 서로 통하지 않는 길일 것입니다. 난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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