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주님께서는 또 다른 비유로 유다의 멸망에 대해 예언하십니다. 히브리어에서 비유를 의미하는 ‘마샬’은 수수께끼라는 뜻입니다(1-2절). 들을 귀가 있는 사람은 단박에 알아듣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알아듣지 못하는 것이 수수께끼입니다.
큰 독수리가 레바논으로 가서 백향목 끝에 돋은 순을 땁니다. 독수리는 그 순을 물어다가 상인들의 땅에 두고, 그 땅에서 난 씨앗을 가져다가 레바논 성읍에 심습니다. 그 씨앗은 자라서 포도나무가 됩니다(3-6절). 그 후에 다른 독수리가 나타났는데, 포도나무가 자신을 키운 독수리를 배반하고 새 독수리에게 가지를 뻗습니다(7-8절). 그래서 큰 독수리는 그 포도나무를 뿌리째 뽑아 말라 죽게 합니다(9-10절).
이 비유는 마지막에 유다에게 일어날 일을 의미합니다. 큰 독수리는 느부갓네살 왕을 가리키고, 레바논은 예루살렘을 가리킵니다. 독수리가 딴 백향목 순은 느부갓네살이 폐위시킨 후에 바빌로니아(상인의 땅)로 유배시킨 여호야긴 왕을 가리키고, 독수리가 심어서 키운 포도나무는 시드기야 왕을 가리킵니다. 뒤에 나타난 독수리는 이집트를 가리킵니다. 시드기야 왕은 이집트의 힘을 빌어 느부갓네살에게서 벗어나려 하다가 완전히 패망하게 됩니다(11-21절).
이렇게 예언하신 다음, 하나님은 에스겔에게 희망의 약속을 주십니다. 주 하나님께서 직접 백향목 끝에 돋은 가지를 꺾어다가 시온 산에 심을 것입니다. 그러면 그 가지는 아름다운 백향목으로 자라 열매를 맺으며 사방으로 가지를 뻗을 것입니다. 그 때가 되면, 온갖 새들이 그 나무에 깃들고 보금자리를 틀 것입니다(22-23절). 그 가지는 영원한 왕으로 오실 메시아를 가리킵니다. 그 때가 되면 하나님이 만왕의 왕이시라는 사실이 드러날 것입니다(24절).
묵상:
주님께서는 에스겔에게, 몇 년 후에 일어날 유다의 멸망에 대한 예언을 비유로 전해 주십니다. 백향목은 다윗의 왕권을 의미합니다. 주전 587년에 시드기야 왕을 끝으로 다윗 왕권은 종말을 고합니다. 주님께서는 다윗에게 그의 왕권이 영원할 것이라고 약속해 주셨습니다(삼 7:16; 대상 17:14). 예언자들도 다윗 왕권이 영원할 것이라는 주님의 말씀을 전합니다(사 11:1-5; 55:1-4; 렘 33:14-22; 겔 37:23-27; 단 7:13-14; 호 3:4-5; 암 9:1-15 등). 그런데 시드기야 왕을 끝으로 유다 왕조는 끊어집니다.
그로부터 오백 년쯤 후에 주님께서는 죽은 것 같았던 백향목에서 가지를 꺾어다가 시온 산에 심으십니다. 그 가지는 메시아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킵니다. 그가 갈릴리에 나타나 활동을 시작하실 때까지 그분은 “어린 가지 가운데서도 연한 가지”(22절)였습니다. 그분이 십자가에서 달려 죽음을 당하실 때, 사람들은 다 자라지도 못한 백향목 가지가 꺾여 버리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분은 죽은 자들 가운데서 부활 하셨고, 그분의 복음은 온 세상을 퍼져 나갔습니다. 꺾여버린 줄 알았던 백향목이 세상 끝까지 가지를 뻗어나간 것입니다. 그로 인해 “온갖 새들이 그 나무에 깃들이고, 온갖 날짐승들이 그 가지 끝에서 보금자리를 만들 것이다”(23절)라는 예언이 이루어집니다. 여기서 “새들” 혹은 “날짐승”은 이방인들을 가리킵니다.
이렇게 하여 다윗에게 주신 하나님의 약속은 온전히 이루어집니다. 다윗은 하나님의 약속을 듣고 땅의 왕권에 대해 말씀하시는 줄 알았겠지만, 실은 영원한 왕권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영원한 나라가 있고 영원한 왕이 있다는 사실을 그는 알지 못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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