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주님께서는 에스겔에게 예루살렘을 심판할 준비를 하라고 하십니다. 그 준비란 그들이 얼마나 역겨운 일을 저질렀는지를 알게 하는 것입니다. 그들은 살인죄를 저질렀고 우상숭배로 자신을 더럽혔습니다. 그 정도가 너무 심하여 심판을 불러 올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이방 민족들이 그들을 조롱할 것입니다(1-5절). 그들의 지도자들은 주어진 권력으로 악행을 일삼았고, 사회적 약자들을 억압했습니다. 그들은 또한 성전에서 함부로 행동하고 안식일을 더럽혔습니다(6-8절). 중상, 음행, 간음, 근친상간, 청부살인, 고리대금 같은 죄악들이 일상이 되었습니다(9-12절). 주님께서는 그 모든 죄악에 대해 징계하실 것입니다. 그 때에야 그들은 누가 주님인지 알게 될 것입니다(13-16절).
이어서 주님은 에스겔에게 용광로를 비유로 삼아 말씀하십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마치 용광로로 금속을 제련할 때 남는 쇠찌꺼기 같다고 하십니다. 주님은 그 모든 금속 찌꺼기를 용광로에 넣고 당신의 노여움을 불로 삼아 녹여 버릴 것이라고 하십니다(17-22절).
주님은 계속하여 종교 지도자들의 타락상을 고발하십니다. 예언자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자들이 아니라 음모를 꾸미고 악을 퍼뜨리는 자들입니다(24-25절). 제사장들은 율법을 위반하고 성물을 함부로 대하며 안식일을 더럽히고 있습니다(26절). 지도자들은 부정한 이득에 눈 멀어 있습니다(27절). 그런데도 예언자들은 그들의 악행을 두둔해 줍니다(28절). 지도자들이 이렇다 보니, 백성은 모두 죄악 속에서 이전투구를 일삼습니다(29절). 그들 중에 민족의 운명을 두고 마음 아파하고 할 일을 찾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30절). 그러니 심판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남아있지 않습니다(31절).
묵상:
여기서 하나님은 유다 백성의 총체적인 타락에 대해 고발하십니다. 정치 지도자는 자신에게 맡겨진 권력으로 부정한 사적 이익을 도모하고, 율법을 준수해야 할 제사장은 성소에서 율법을 범하고 있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백성을 깨우쳐야 할 예언자들은 스스로 악행을 하면서 지도자들과 백성의 악행을 두둔해 줍니다. 정치 지도력과 영적 지도력이 모두 무너지니 백성의 도덕성도 와해되어 버립니다. 지도자들이 공적 책임을 망각하고 사적 이익에 눈 멀고 보니, 백성은 더 더욱 그렇게 행동합니다. 그로 인해 그들의 삶의 영역 전반에 죄악이 누룩처럼 퍼집니다. 하나님과의 관계에서는 우상숭배로, 부부 관계에서는 음행과 간음으로, 사회적 관계에서는 이기적 탐욕과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착취로 이어집니다.
2천 5백년 전 유다의 상황에 대한 이 고발이 오늘 우리 사회에 대한 고발처럼 들립니다. 우리 사회의 정치 지도자들도 공익이 아니라 사익을 위해 부정을 일삼고, 성직자들에게는 세상에 대한 애끓는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번영의 복음이 강단을 점령하고 있고, 성직자들의 성적 부정과 세습과 재정 비리에 대한 소식이 끊이지 않습니다. 그러니 보통 시민들도 사적 편리와 이익을 위해 살아갑니다.
“나는 그들 가운데서 한 사람이라도 이 땅을 지키려고 성벽을 쌓고, 무너진 성벽의 틈에 서서, 내가 이 땅을 멸망시키지 못하게 막는 사람이 있는가 찾아 보았으나, 나는 찾지 못하였다”(30절)는 말씀을 나에게 주시는 말씀으로 받습니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