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이 장에서 전도자는 여러 가지의 잠언들을 열거합니다. 이 잠언들은 <잠언서>에 나오는 잠언들과 유사해 보이지만 회의적 정서가 강합니다.
지혜있는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고 살아야 합니다(2절). 인간의 유한성과 연약함을 인식하는 사람은 흥겹게 먹고 즐기는 것보다 고통 받는 사람과 함께 하기를 힘쓸 것입니다. 어리석은 사람들은 그 사실을 망각하고 웃고 떠들기를 좋아하는데, 그것은 “가마솥 밑에서 가시나무 타는 소리”(6절)와 같습니다. 탐욕도, 뇌물도, 분노도 어리석음에서 나옵니다(7-9절). 지혜는 어리석음에 빠지지 않도록 지켜 줍니다(10-13절). 인간은 앞일을 알지 못합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것들을 받을 뿐입니다. 그분은 좋은 일도 주시고 나쁜 일도 주십니다(14절).
이어서 전도자는 극단을 피하라는 권면을 줍니다(15-17절). 너무 의롭게 살려고 애쓰지도 말고, 너무 악하게 살지도 말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극단을 피한다”(18절)는 말은 자신의 한계성과 연약함을 인정하고 겸손하게 살라는 뜻입니다. 악의 도가 지나치는 것도 문제이지만, 의롭게 살려는 노력이 지나치는 것도 문제입니다. 인간의 노력으로 완전한 의인이 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20절). 인간은 누구나 약점을 안고 살아갑니다(21-22절). 전도자 자신도 지혜로써 완전에 이르기를 원했지만 그것은 불가능한 꿈이었습니다(23-28절). 그것은 인간의 죄로 인해 발생한 문제입니다(29절).
묵상:
‘메멘토 모리.’ “죽음을 생각하라”는 뜻의 라틴어입니다. 로마 군대가 원정에서 승리하고 개선할 때 행렬의 맨 뒤에서 한 사람이 이 말을 외치며 따라가게 했다고 합니다. 전쟁에서 이긴 것으로 인해 기고만장하여 인간의 한계성과 연약함을 망각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전도자가 이 장에서 전하려는 메시지도 동일합니다. “죽음을 생각하라”는 말은 인생이 유한하다는 사실을 기억하라는 뜻이고 인간이 연약한 존재라는 사실을 기억하라는 뜻입니다. 그것을 기억하면 부질없는 욕심을 부리지 않을 것이고, 안 되는 일을 되게 하려고 억지를 쓰지 않을 것이며, 자신과 이웃의 연약함을 긍휼하게 보게 됩니다.
인간의 한계성과 연약함은 죄로 인해 비롯되었습니다. 죄로 인해 하나님의 선한 창조 세계에 균열이 일어났고 인간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형상이 파괴되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 사람을 평범하고 단순하게 만드셨지만, 우리가 우리 자신을 복잡하게 만들어 버렸다”(29절)는 말은 인간의 죄로 인해 인생사가 이렇게 헝클어지게 되었다는 뜻입니다. 그로 인해 지혜를 온전히 알아 의롭게 살려는 노력이 자주 헛일이 되어 버립니다. 우리가 바랄 수 있는 일은 주어진 기간 동안 매일, 자신과 이웃의 연약함을 품어 안으면서, 하루치의 수고를 감당하고 하루치의 기쁨을 누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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